지난달 22일, 40대 택배 기사가 황급히 배송 작업을 중단하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150m를 앞두고 결국은 쓰러졌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최근 YTN이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다행히 택배 기사는 이틀 뒤 의식은 되찾았지만 신체 일부가 마비됐습니다.
갑자기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원인을 두고 노조와 회사인 로젠택배가 충돌했습니다.
특히 노조 측은 이 택배 기사가 주 6일 근무에 하루 12시간씩 일을 했고 여기에 화물 분류 작업까지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월, 택배 노사와 정부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 결과, 과로의 주범으로 꼽혔던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전담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로젠택배는 예외였습니다.
다른 회사와는 달리 본사가 아닌 각각의 대리점이 화물 터미널 운영을 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로젠택배에 6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된 사이, 다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난 겁니다.
그런데 좀 더 따지고 들어가면 거의 모든 택배 회사가 대리점을 통한 하청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택배 기사들은 원청인 택배 회사가 아닌 개별 대리점과 배송 계약을 맺고 있는데요,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청인 택배사가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여기에 대리점의 횡포가 더해지면서 구조적으로 택비 기사들의 과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많은 대리점은 당일 할당받은 물량이 아무리 많아도 해당 구역의 배송을 모두 끝내야 하는 이른바 '구역당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갑질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세규 /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 (지난해 10월)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고요. 일을 하다가도 다음날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둘 수밖에 없는…. 대리점과 계약하면서 갑질이나 편법이나 꼼수가 더욱더 진행되고 있다….]
원청인 택배사가 '나 몰라라'하는 사이, 택배 기사들만 쓰러져 나가는 상황,
하지만 이런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어제 나왔습니다.
지난해 3월, 택배노조가 대리점이 아닌 CJ대한통운을 대상으로 고용환경 개선 등을 위한 교섭을 요구한 것에 대해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준 건데요.
사실상 택배사가 사용자라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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